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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S OF THE ROUND TABLE
원탁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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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 파트
주의 ⚠
이 이야기는 우울,무기력,자기혐오등의 소재를
적나라하게 다루고있습니다.
그래도 해피엔딩임
나아가고 싶지 않으면 그대로 앉아있으면 되는 일이죠. 가만히 주저앉고는 머리속의 뇌만을 달그락거리며 해가지고 달이뜨며 스쳐지나가는 하루를 그저 보고만있으면 되는일입니다. 그렇게 거창할게없는 삶이라하여도 시간은 흐르고 산사람은 살아야하는거니까요 소피아 아나이스. 그러니까..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소냐가 이걸 되새긴건 조금 훗날의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콜라보 부제
기억의 초상
소피아씨도 이제 슬슬 시집가야지?
팀장으로 보이는자가 입을열자 여자는 답하기 어렵다는듯 잠시 눈동자를 데록거렸다. 차가운 바닥의 불규칙적인 무늬를 훑었고 본인 앞에있는 팀장의 신발 앞코를 보다 이내 시간을 끌면 사회에 좋은 인상을 줄수없다는걸 기억하고는 답하였다
그런가요? 하하,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차마 시선을 곧게 맞출수는 없어 인중만을 빤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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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기고싶었다, 이런주제는. 피붙이가 해도 불편한 사생활 이야기를 철저히 돈으로 이어진 사람에게 듣고있다니.. 그냥 일관련 이야기만 하고 보낼것이지.
이런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지 팀장은 말꼬투리를 잡고 늘어질 낌새였다.
그런가요는 무슨, 소피아씨 이제 29살이잖아. 크리스마스 케잌도 25일 이후에는 안팔리는 판인데
딸같아서 조언하는거야. 무조건 30전에는 시집가야 남편도 살고 자식한테도 좋지
하하.
거, 소피아씨네 부모님도 자기딸이 하루빨리 좋은사람 만나서 예쁘게 웨딩드레스입고! 애도낳고,내조도 해야 하늘에서 마음이 놓일꺼아니야.
네,.. 그렇죠
힘든건 알겠는데 자기관리는 해야지 화장도 하고 처음 입사했을때처럼 예쁘장한 꽃처럼 단정하게.
자기자식이 그러고 다니는거 알면 부모가 더 슬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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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써어어어어어억을.
.jpg)
한바탕의 헛소리폭탄이 끝나고 소냐는 영 일에 집중할수가 없었다.
사진 누끼를 따고 붙이고 오리고 디자인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컨펌받고 깨지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반복하고 이제 입사한지 어느덧4년차인 올드비인 그라고해도 저런식의 무례한말들을 듣고서 맨정신으로 견디는것은 힘에 부칠따름이였다.
그야그럴게 일련의 사건후 의도치않은 홀로서기를하자 정신적으로 피곤해진터라 어떻게든 뇌를 덜쓰자싶어 놀고일하고 하루하루 지쳐 쓰러질때까지 에너지를 펑펑써서는 거의 반 탈진상태였으니.
소냐는 연신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 지압이 시큰거리는 통증을 없앨수는 없었지만. 일도 영 손에 안잡히고 눈앞은 흐릿한게,무엇보다.
아까부터 관자놀이부터 정수리, 앞통수 또 반대쪽 관자놀이를 간지럽히는 이 편두통이 거슬려서.... 아예 양 손바닥을 펼쳐 찌그러트리듯 머리를 감싸쥐었다가 이내 잠시 정신을 식힐겸 화장실로 발걸음을 피신시켰다.
누가 보면 술이라도 취한거라 보일정도로 고개를 치켜들고 천장을보며 엉망인 스텝을 밟던 그는
오른쪽 세번째칸 제일끝자리에 들어서 미끄러지듯 변기에 털썩 주저앉고 혹여나 누가올까 문고리를 잠구었다.
고장문구가 써져 아무도 사용하지않는, 만든지 오래돼어 약간의 꿉꿉한 냄새가나고 어딘가 모르게 불쾌감이도는 그 칸은. 그여자의 작고 소중한 피신처였다 아니, 도피처라 봐야할까나
하아.....
...
커버를 내린 변기위에 늘어져 앉아서
발가락을 꼼실였거늘 발을 조이는 하이힐이 퍽 거슬려서 뒤꿈치만 빼서 반쯤 걸치니 바람이 통해 땀이 마르는 느낌이 시원하였다.
....나 이러려고 일하나?
차가운 벽에 뺨을 붙이고 머리를 기대니
문뜩 의문의 튀어나왔다.
분명 행복했는데, 그래 처음 입사했을때만해도 기대감에 부풀어 과도한 업무라던가 늦은 퇴근 에도 꿋꿋하게 고개를 들던때가 있엇는데.. 언제부터..... 아. 그래, 초상을 치른뒤부터 인것같다. 인생 일대 최고이자 최악의 사건.
그의 부모는 삼년전. 일련의 사고로인해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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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어떻게 돌아가셨더라,
과거로 돌아가서 봐보자면, 소냐는 이름날린 명문대는 아니지만 꿇리지않는 사년제 대학을 나오고 어느정도 인지도있는 회사에 순탄하게 취직. 그의 인생은 마치 지루한 모노드라마처럼 어떠한 큰 갈등,사건없이 순조로히 다음장으로 넘어가는듯 하였다.
시간은 지나 첫 월급날이 되었고. 그 감회는 남달랐다. 돈이야 학생때부터 아르바이트니 뭐니로 벌어보긴했지만 이건 달랐다! 안정적으로 취직하여 처음으로 벌어본 월급이라니 감격에 젖은것도 잠시,첫월급은 으레 제 부모를 위해 쓰는게 옳다 하지않는가
그래서 그는 그저. 제 가족을 여행한번 보내주고 싶었던거다. 절대 이런거를 바란게 아니였다.
이게 아니였다. 아니였단말이다. 그는 순수히 정말 좋은 마음으로 사랑을 담았을뿐인데
사고였다, 어쩔수없는 사고
그날은 하필 맑다는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비가 추적하게 내렸으며
땅을 지탱해줄 나무를 재개발의 명목으로 벌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이고
버스는 산을 지나가고있을 뿐이였기에
어쩔수 없었다.
어쩔수가....
부디 그를 욕하지는 말아주길 바란다.
억울했다.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밤마다 휘몰아치는 잡념에서 벗어나려 얼마나 발버둥쳤는데.. 그 눈들이 짜증났다 분명 다 봤으면서 모른체 도움따윈 바라지 말라고, 본인의 모니터만을 뚫어져라 보던 그 눈들이 분했다.
어느새 조금 무너진 자세의 몸이 떨려왔다.
땅이 흔들리는건가 싶었는데 기댄 몸이 속에서부터 떨리는거였다.
차가운벽과는 대조되는 따듯한 눈물이 바닥으로 투둑툭 떨어지는거 같기도 했고.
진정하자..진정....
소피아 너는 어른이야 지금까지 잘 견뎌왔잖아? 괜찮아.모든 일이 내탓이 아닌걸 알아.
잡념은 떨쳐내.
회사 사람들이 하는말에 휘둘리지않아.
너는 견뎌야만해.
혹여나 조금은 부은 눈이 티가날까 세수를하고 창문을 열어 짧게 찬 바람을 쇠어주고는
여자는 다시 일을하러 짧은 휴식을 끝내고 본인의 자리로 떠나갔다.
그런인간이였다 소냐는. 사연있지만 그리 특이하지는 않은, 평범한 29살의 직장인.
뭐, 직장인 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무너졌지만.
다를것없는 어느 아침날이였다
평소와 같은 시간에 해는 떴으며 알람이 울렸고바람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어우러져 귀를 괴롭혔다. 다른게 있다면 소냐가 그냥 알람을 꺼버렸다는정도.
이유는 간단했다
그저 일어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일어나지않았다
게으르다는 소리를 듣고 무책임하다 질타받아도 상관없으니
그저 한숨 늘어지게 쉬고싶을뿐이였다
어짜피 스스로 늘 하던말인데 남에게 또 듣는다고 와닿지도 않을듯했다.
이미 타인에게서도 자신에게서도 너무많은 질타들을 받아왔다. 책임은 온전히 자신에게 있엇으며 이제는 그냥 받아드리기로 하였다.아,.그래서인가 오히려 놓아버리니 편한감정이 드는것은.
소냐는 핸드폰의 전원을끄고. 커튼을 내리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썻다.
편했다 꼭 시간이 멈춘듯해서.
아무소리도 들리지않고 누구도 그에게 간섭할수없었다.
뭐때문에 그리 힘들게 달려왔더라..?
아.맞다 제 부모를 죽인주제에 무기력하게 있으면 부모를 두번죽이는거라 옆에서들 그랬었지. 헤헤헤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또다시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을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이런 저를 평생토록 사랑해주셔서 또 그 사랑은 내가 무슨짓을 하던 변하지 않음을 알기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정말.
이런 인간으로밖에 자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 무수한 사랑에 보답해드릴수 없으며
나라는 인간은 그 사랑에 오히려 스스로에게 역겨움을 느껴 더욱 무너질수밖에 없는 인간임을
정말
진심으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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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시계소리가 너무 크잖아!!!!!!!!!!!!!!!!!!!!!
.jpg)
시끄럽다 전부. 귀를 찢는것같다 시계를 부숴도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소리는. 내 심장에서부터 혈관을타 귀의 맥에서 소리를 질렀다. 뜨거운 혈액이 목구멍을 타고 나와야하지만 길이막힌듯 역류하는듯했다. 토가 쏠려서 어지러워서 맥박소리가 시끄러워서어어어어어어어어어
사람이 미친다는게 이런걸까나
슬픈것도 화난것도 아닌채로 감정이 한데 엉켜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진듯, 그저 한맺힌 쇳소리같은 비명속에 그는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 웃었다. 미친듯이 웃어재꼈다
이리도 쉽게 무너질 인간인데도 나는 달려왔던것인가 어이가 없어서는 한껏 웃엇다. 그리고는 울었다.
3년의 세월동안 피눈물을 흘려가며 버틸때도 행복한순간은 많았는데 이제는 그 행복조차 두려워짐에 도대체 뭐때문에 이렇게 된거지 하는 고민이 들었으나 그는 안타깝게도 타인에게 분노를 풀수없는 연약한 심성의 소유자였고 스트레스로인한 화살들은 모두 자신을 향할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창을 박아넣는 꼴이 퍽 우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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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어리석고도 멍청하고 흔하디흔한 현대인들중 하나인 소냐는 그렇게 백기를 들었다
이제는 쉬고싶다고.
안일했던것일까.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싫어졌다.
바람의 소리 새의 지저귀는소리 낙엽의소리 꽃잎의소리 빗방울의, 눈송이의, 학교종의,아이들의,어른들의,사람들의 소리가
나는 멈춰있는데
.jpg)
시간은 흐른다
.jpg)
무섭다
그래서 창문을 테이프로 막았다.
핸드폰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문앞에는 쓰레기가 쌓였다.
시계란 시계는 모조리 건전지를 빼둿다.
키우던 식물은 말라죽은지 오래였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누군가 괜찮냐 물어본거 같기도하고
꺼지라하니 소리가 없어졌다
눈동자를 데록 굴리며 그는 생각했다.
움직이지 않으니 한번 떠오른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수백번 해가 지고 수백번 달이 뜨는동안 그의 뇌는 계속해서 무의미하고도 자책과 우울이 가득한 질타만을 생각하다가 그대로 멈추엇다.
아,
나 이러고지낸지 얼마나 지났더라.
손을 펼쳐보았다 손톱이 신기할정도로 자라있었다 씻지 않은 몸에서는 송장의 향이 풍기고 가뜩이나 길었던 머리카락은 통제를 벗어나 사방으로 뻣쳐서는 한덩어리로 뭉쳐버렸다
멈췃다 생각했는데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신체는 변하고있다
멈추지 않았다 나는.
.
나는 살아있다
벗어나려할수록 더 진득히 얽혀오는듯한 감각에 그저 무력히 가라앉기를 선택한 그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내쉬었다.
호흡이라, 이는 소냐가 제일 싫어하는 행위중 하나였다. 사실 평상시엔 너무나 일상스러워 눈치채지 못하나 지금같이 모든 신체활동을 멈추고 썩은 뇌수에 떠다니는 뇌만이 구르는 대에는 참으로 쥐약인지라.
들이마시고 내쉬고 마시고 내쉬고.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행동이 싫었다
소냐는 살아있었다. 나는, 살아있다
그래서인지 담배를 퍽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생명력 그자체인 행위에 회색물감을 덧칠하는 그 느낌이 좋아서.
한두개피가 갑으로 느는것도 아득히 정신이 멀어지는것도 순간이였다.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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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창문을닫고 커튼을쳐도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은 자라나는 머리카락과 손톱이 고파오는 배가 생각하다보면 까무룩 잠드는 이 몸뚱이가 날이 흘러가고있음을 알려준다는것을 안다
사실 알고있었다 그러니 제발 한심하다고만 하지 말아주길
이모든것을 알면서도 그럴수밖에 없던.
과거로는 돌아갈수없는 게으른 32살을 못본채 해주길
다시한번 제 오른손을 들어
이번에는 자세히 살펴보았다.
굳은살이 여기저기 박혀 하도 뜯고 껍질을 벗기려들어 피딱지가 붙어있는 초라한 모습의 손은, 어찌 죄악감의 형태와 비슷해보여서...
거슬리는 부분을 뜯고 평평하게 만들려다보니 어느순간부터 내가 뜯는게 거스러미인지 생살인지.
불편함에 뜯어낸것이 다른 불편함을 만드는꼴이 말이다.
이런 그에게도 최후의 도피처는 있었다
옅은 망상이지만. 지금 이 비루한 순간을 영화처럼 만들어주는 도피가말이다.
"지금의 장면은 지루한 모노드라마고 진짜 나는 저기 저 소파에 앉아 구경하는 관람객인거야."
참으로 애석한, 그저 허상일뿐인 이 방법은. 그에게 딱 어울려보였다. 애초에 선택지에는 도망뿐이였고 피가맺혀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는 그마저도 벅찼으니.
온실속의 화초가 감당하기엔 그 감정은 매우 아픈감정이엇다.
슬픔과 고통과는 결이다른 송곳으로 찌르는 그런기분
누워있는 소냐는 중얼였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소냐도 입을 열었다.
고통은 없다고.
....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말하니 자기연민에 찌든 발상이라
사실 아직도 나는 일어나고싶은 마음이 들지않아요
망각은 신의 선물이라고 흔히들 그러잖아요.
교회라도 다닐걸 그랬을까, 상상에 망상까지 덧붙여져서는 이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구분도 잘 안가요.
신은 나를 배려하지 않았나봐요
아가페, 그냥 포기해주세요
아무리 끌고가줘도 딱 거기까지니까요
전 제 발로 일어설수없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을까.
이제는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때즈음
수면제는 영화에서처럼 위험하지 않았다는걸 알때즈음
아가페가 찾아왔다. 아니 사실 찾아온건 한참 전이였다 그는 늘 끼니를 문앞에 두고가곤했다.
그는 주인을 잃은 식당에서 홀로 버티던 또다른 보호자? 사실 정체는 잘 모르겠으나 이름대로 헌신적인 사람임에는 분명했다.
그가 두고간것은 대부분 먹지 않았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로 버리던 쌓아두건 빈그릇을 다시 내놓았는데
이번에는 건들지않아 억지로 문을 따서라도 왔다고 했다.
그리곤 미안하다 했다.
이렇게 될때까지 내비둬서 미안하다고
32살이나먹고 방치해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기엔 영 그랬다 자아가 20대에 멈춰있는기분..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냐고 하염없이 울며 자신을 끌어안은 그 팔은 일단 따듯했다. 그래서 나도 울었다. 뭉개진 발음으로 자기연민을 토해내었다. 또 포기해달라고했다. 나는 일어날수없다고.
이건 먼 후우우우우웃날의 이야기지만! 아가페,미안 일어날수없는게 아니라 일어나기 싫은거였어!
고맙게도, 아가페는 저기에서 포기할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지루한 이야기를 모두 듣고는 그저 가만히 나를 안고 토닥이기를 계속했다. 딱히 주고받는 이야기는 없었다. 일방적인 하소연만이 계속되었다. 몇시간이고 몇번이건. 어눌어진 말이 횡설수설해서 이제는 말이라고 볼수도없는걸 계속 묵묵하게 들어주었다.
.jpg)
.jpg)
이 친절에는 보답을 해야겠지
보답이라해도 마이너스에서 보통의 인간으로 돌아가는것 뿐이지만. 남에게 하는 보답이랍시고 희망을 품는다는게 웃기긴하지만 자신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이 앞에서 감히어찌 꺼지라고 할수있겠는가 노력하는 시늉이라도해야 스스로한테 있어서도 죄책감을 덜수 있을듯 했다
방법을 찾았다. 살고자하는 의지를 만들어줄 수단.
그가 일하는.. 예전에는 제 아비가 운영하던 어쩌면 마지막 연결고리라고도 볼수있는 그의 레스토랑이 다시한번 보고싶어졌다. 그곳에서 홀로 버텨왔을 아가페와 같이. 살고싶었다
그래 살고싶다. 계속해서 살고싶었다. 그럴 힘이 없던것일뿐 한순간도 살고싶다는 욕망을 미련때문에서라도 놓을수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게 하나있다면
뭐, 행동력하나는 끝내줬다는거?
"저 식당에서 일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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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어어어어어억을 비이일어먹을
일이 또 꼬였다! 또,또또! 다시!
운명의 여신은 지독한 변태이기에 본인을 괴롭히는걸 즐긴다고 감히 말할정도였다.
이번에는 당당히 억울하다 말할수있다. 억울하다!
일은 잘하고있엇단 말이다. 서툴긴해도 손님들과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시도하고 다시 삶의 기반을 다지려고했는데! 이제서야 안정을 느끼고있었는데
드디어 희망을 다시 찾으러 목표를 다잡고 속죄를 하려 했는데!
하필 손님으로 과거 직장 상사. 그것도 스트레스의 근본이였던 인간이 온게 뭐람.
그것도 예전하고 하나도 바뀐게 없는 모습으로!
어어, 소냐씨 남친은 생겼어?
그 외모, 그 목소리 그말투 그 손짓이 하나하나 신경을 자극하는듯 했다. 생각할 여유따위는 없었다.
손님을 상대하며 안정을 찾는중이라해도 일을 시작한지는 막 두달이 지난상태였고.
그는 생각보다 여전했으며 소냐는 여전하지 못했다
.jpg)
그래서 손에 집히는걸 아무거나 잡고서 머리를 내리쳤다.
속 시원했다. 정말로,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카타르시스를 느낀적이 있었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지만 남을향한 분노는 무척이나 통쾌해서.
사람들은 수근거렸지만 말리지 않았다.
그때의 그시선이였다 회사에서 받던. 신경쓰이지만 도움은 주지 않는다는 그 시선
이제는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지 않을듯하다.
아....
비록 일탈의 대가는 참혹했지만.
한대 얻어맞은 손님이 신음하며 엎어지자 바로 나는 내가 저지른일이 무척이나 철없고 책임감없는 짓임을 알았다
손님의 머리가 깨졌는지 피가 흘렀다. 다행히 심한 상처는 아닌듯 했으나 이 통쾌한 한방으로 이곳을 잃을수있게된것이다
때렸다,사람을
곧 노발대발하면서 이까짓 가게 없애버리겠다고 난리 치겠지
아가페는 내가 일하고싶다하니 나의 머리를 다듬어주었엇다
바로 일하기엔 벅찰수있으니 우선 일주일간은 사람들을 구경하라 했엇다.
상냥했다 그래서 잘하고싶었다 이 가게를 지키고싶었다.
거기서..어떻게 지나갔더라...어떻게....
아, 맞다 그는. 의외로 웃으면서 그렇게 말을 건내왔다
소피아씨, 우리 옛정도 있고하니 가볍게 넘어가줄수도 있는데
...
약간의 성의만 보이면 되는거야
예를들어 내 구두를 핥는다거나
...
싫나?
..
.
.
.jpg)
수치심이라던가 모멸감이라던가
못느꼈죠 그때는.
가게를 지키고싶을 뿐이였어요
단지 그뿐이라고요
자존심을 버리기에는 너무나 간절했다.
아가페는 나를 안아줬다.
슬프지 않았다.
처음으로 원하는걸 지켜냈다
.jpg)
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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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인지 소문이 나서인지 찾아오는 손님은 좀 줄었지만 그간 벌어온게 있었기에 아직까지는 버틸수있다.
그래도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 언제까지 하락선을 타게 내버려둘수는 없는법
남는시간동안 때울만한 부업이라도 없을까 싶어 구인전단지와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적거리기로하였다 그러나 열심히 한다..라고해도,..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을수없어 전단지라도 붙이고 다녀야하나. 하고 고민하던 그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문구가 있었다
원탁의 의자에 오실 RHG 전사 여러분을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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