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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S OF THE ROUND TABLE
원탁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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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비좁고 어두운 공간에 의식을 차린다.
"너무 어두워!"
미세한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보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생각이었다.
나는 왜 이런 비좁은 곳에 있는 걸까?
의문을 가진 채로 시간이 지나자 더 밝은 장소로 빠져나온다.
무언가에 높이 들어올려진 나는 회색의 책상으로 보이는 넓고 얇은 판 위에 내려진다.
그런 와중에 내 앞에 놓여진 파란 것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나의 몸 역시 그것들과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회색 판자 위에 내려진 나는 이곳의 풍경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회색판자와 같은 낡아보이는 회색 벽. 먼지가 킨 창문. 지저분한 바닥,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수 없이 나열 된 파란색 의자들.
혼란스럽다..?
보통이라면 이런 상황에 그런 기분이 들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당연하지, 그땐 나라는 존재를 자각하기 전이니까.
나는 나열 된 의자들과 같은 곳에 배치된다.
그땐 몰랐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깔끔히 정리된 파란색 도미노가 떠올린다.
툭치면 차례로 쓰러지는 그것. 왜 인지 비닐에 쌓인 나는 그저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보낸다.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점은 다른 의자들과 달리 나는 조금이나마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직접 표현하지 않는 한 이런 무료한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갈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나는 가만히 있으면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공장의 풍경을 보고 기억하기 시작했다.
아마 본능적으로 그런 것이겠지.
그 와중에 이 곳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는데
이 곳에서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 것이 기계 말고 더 있었다니.
나는 그 불가사의한 존재들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공장기계 돌아가는소리 백날 들어봐야 늘 같을 테니.
그들의 대화를 듣는다. 아직 뜻은 잘 모르겠지만 기억해 두는게 좋겠지.
상대방의 대화 또한 듣는다.
이것도 도움이 되겠지. 대화를 듣는다. 기억한다. 듣는다. 기억한다. 듣는다. 기억한다.
반복숙달은 좋은 것이다. 아, 저 손동작도 괜찮겠다.
들고 있는 물건도 유심히 봐야지.
긴 시간을 보내고 직원들이 퇴근할 시간이 되면 내 기억들을 정리한다.
이 단어는 이렇게 쓰는 거구나, 그에 대한 대답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루하루를 기억하는 대에 사용한다. 반복숙달은 좋은 것이다.
어느정도 정보가 모였다. 정리한다. 기억한다. 정리한다. 기억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그 날은 처음으로 나 자신을 자각한 날이다.
내 마음속의 나의 모습은 저들과 다르지 않다.
금방이라도 두발로 걸으며 물건을 짚을 것 같았다.
난 사람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런 것들을 알고 있는거지?
내 모습을 봐, 그저 네 발 달린 파란 의자에 불과하다.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할 수 없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 뿐. 그럼에도 그런 기분이 드는 이유가 뭘까?
...뭐 그런 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오늘은 내가 태어난 날이다.
정확히는 그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음.. 간단히 표현하자면 '두번째로 태어난 날'!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아를 각성한 이후의 주변 공간은 매우 달라보였다.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일 것 같은 기분.
내 옆에 죽 나열 된 의자들도 나 처럼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단지 표현할 수 없어서 그냥 의자로 보이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어쩌면 나는 어쩌면 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나는 대단한 존재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공장 틀에서 뽑혀져 나오는 다른 의자들을 보며 금방 사그라들었다.
오늘도 두 직원들은 대화를 나눈다.
빨간 직원은 서류철을 들고 있고, 음. 여기저기 체크 되어 있네.
제품에 하자가 있는 지 확인하는 걸까?
반대편의 하늘색 사람도 손에 뭔가를 들고 있다. 카페인 액체인건가?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보니 폐기 처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자각 이전에도 비슷한 대화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제품에 하자가 있는 불량품을 내일..?
별생각은 들지 않았다.
여기 있는 의자 중 하나에 하자가 있는 거겠지.
그게 꼭 나라는 법은 없잖아.
하지만 예외는 늘 존재한다는 말을 기억해내고 폐기 처분 되는 건 나 일수도 있다.
사실 불량품은 폐기 된다는 사실 자체는 이미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그게 나 일수도 있다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지.
그러고 보니 다른 의자들과 달리 나만 비닐로 쌓여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곧 팔려가기 때문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씌워놓은 것일 수 있다.
걱정은 들지만 내일이 돼어 봐야 알 수 있겠지.
하루가 지나고 직원들이 들어온다.
평소처럼 자신들이 맡은 일을 충실히 이행한다.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고 새로운 의자들이 만들어진다.
내가 잘못 들은 걸까?
오늘은 왠지 잘 넘어 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기 무섭게 또 다른 직원이 의자하나를 들고 간다.
다른 직원간에 대화에서 불량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역시 내가 잘 못 들었을리 없지.
내가 아니길 빌었지만 초조한 감정 때문이었을까?
정신없이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내 몸 아래 쪽에 길게 이어진 금을 발견한다.
더욱 초조해진 나는 살 궁리를 열심히 생각해 보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나는 그저 생각하는 의자일 뿐일 걸.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다가온다.
처음으로 내 자아를 가진 지 며칠만에 폐기 처분 될 운명이라니.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그럼에도 여전히 달리 방법이 없었던 나는 마지막으로 상상 속으로나마 열심히 달리는 생각을 한다.
정말 안타까운 발버둥이 아닐 수 없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정말로 팔다리가 생기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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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한 사람이었는데 어느세 둘로 늘어났다
. 의자하나 옮기는데 굳이 둘이서..? 라는 생각을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저 사람 지금 내가 생각한 그대로 움직인거야?
그러고 보니 옆사람 또한 놀란 듯 굳어있었다.
나 또한 당황하여 생각이 멈춰있었지만 금방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저것은 나의 분신이다.
왜 어쩌다가 생긴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내 목숨을 건질 절호의 찬스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재빨리 나의 본체를 채가고,
달리면서 만난 수 많은 직원들을 밀치며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계단을 내려가고, 벽에 부딛혀가며 문을 통해 바깥을 빠져나온다.
처음으로 맛보는 바깥공기를 느껴볼 세도 없이 여전히 정신없이 달린다.
달리면서 본 풍경은 트럭안에 무수히 놓여있는 비닐에 쌓인 의자들.
회색 바닥에 놓인 노란 선들과 초록빛의 나무들이다.
얼마나 뛰었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분신으로 보였던 그 존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나 혼자 어느 산속에서 홀로 덩그러니 방치 되어 있었다.
공장을 빠져나온 것은 다행이지만 나는 더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움직이기 위해선 방금 전의 그 분신이 필요한데.. 어떻게 그것이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
어떻게 만든거지? 어떻게 여길 빠져나가지?
이런 의문점들이 계속 생겨나 나는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움직일 수도 없는 이 상황에서는 그저 생각밖에 할 수 없다.
그러다가 공장에서 들었던 대화 중 한가지가 문 뜩 떠올랐다.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는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생각할 시간이 아주 많았다는 점이다.
야생동물이 나와도 날 먹잇감으로 인식하지 않고 지나치거나
호기심에 잠깐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것 뿐. 위험요소 또한 없다.
신이 있다면 스스로 방법을 찾아 해결하길 바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난 그걸 충실히 이행하는 중이고, 공장에서의 그 직원들처럼.
우선 당시의 상황을 되돌아 봐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땐 난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분신이 형성 된 것은 그러한 점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굳이 생존본능이 아니더라도, 더 넓게 보자면 필요성에 따라 형성되는 것일 수도 있고.
더 생각해 봐야겠지.
그 전에 삭아버리면 어쩌지 싶겠지만 "나는 플라스틱이다. 자연상태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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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보자.. 벌써 5년이나 시간이 지났다.
공상에 빠지다 보면 시간 흐르는 것을 잊게 된다.
지금 내 상황과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공상이 아니라 공부에 가깝달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떻게 만든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저 우연의 일치였을까? 몸이 근질근질하다.
이제보니 온 몸이 거미줄 투성이이다.
나는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기고 7년째가 되어 갈 무렵,
그 동안의 이미지 트레이닝과 분석에 대한 결과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단순 생존본능 때문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는 점과,
'몸을 움직인다는 생각'등..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두 가지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내 표면에 조그만 플라스틱 조각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작지만 의미있는 결과이다.
12년하고도 8개월 만 이었던가. 나는 이 결과를 발판삼아 더욱 증진해야겠지.
생각이필요해 생각이.
그리고 다음 날엔 더 큰 플라스틱 조각이,
그 다음날에는 팔이, 그 다음에는 다리가, 그 다음엔 몸통으로 추정되는 큰 덩어리가,
그리고 마침내 12년 하고도 10개월만에 나의 분신과 재회를 하는데에 성공한다.
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때 트럭 안에 있던 나처럼 비닐에 쌓인 수 많은 의자를 봤던 기억이 생각난다. 나는 처분 되는게 아니라 팔려가는게 아니었을까?
비록 몸 군대군대 까져 있고,
이음새 하며 실처럼 얇게 늘어난 부분도 있어 완벽한 몸체는 아니었지만
움직일 수 있는 분신을 가진 것 만으로 기쁜 나머지 환소성을 질러댔다.
그러고보니 목소리도 낼 수 있잖아?! 대단하구만!
기쁜 마음에 "그래! 공장이나 숲은 질리도록 봤으니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을 둘러보자!" 라는
마음의 소리를 바깥으로 내 뱉었다.
이번에도 먼 곳에 떨어져 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도시 하나가 있었다.
길게 뻗은 도로 너머로 도시가 보였고,
내가 있던 산을 쭉 보아보니 사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다.
아마 운동이나 산책코스같은 것이겟지?
운동기구 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는 걸 보니.
생각에 잠기 던 중 마주 오던 차에 치일 뻔한다.
"처음부터 저쪽 길로 왔어야 했는데".
마침내 도시에 도착! 했는데 생각 했던 것과 달리 더욱 크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어
혼란스러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낀다.
한번은 한 건물의 창 너머에 나의 분신과 똑같이 생긴 것이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도 건네보고 대화도 시도해 봤지만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 유리 때문인가? 그럴리 있나, 그건 그냥 마네킹이다.
그리고 또 다른 건물에는 나(본체)와 같은 의자들이 책상과 함께 나열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제조사 마크가 나와 같다.
역시 팔려가는거 였어! 하지만 괜한 호들갑 덕분에 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 아닌가.
한편으로는 잘 들 있는 것을 보니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그 밖에도 나와 같은 의자 이외에도 다양한 의자들을 보았다.
조그만 의자부터, 회전의자, 길거리에 설치된 기다란 의자. 푹신해 보이는 의자 등.
다양한 의자들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과 같은 의자들이 있어
더욱 편리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기게 된다.
지금 느끼는 거지만 저 사람들 지금 날 쳐다보는 건가?
공장에서 보던 직원들보다 더 알록달록하게들 생기셨네.
공통적으로 밋밋한 생김새에 빨간피부 파란피부 민트색 피부 등..
저들도 나 못지 않게 개성적인 모습이구만.
하긴 마네킹이 걸어다니는 광경을 보면 누가 놀라지 않겠냐만..
뭐 세상엔 특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긴 하지. 전신을 사이보그로 개조한 사람도 있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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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지 않고 걸어 갈 수록 사람들은 더욱 다양한 반응들을 보인다.
단순히 놀라는 것 부터 멍하니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어대거나..
의자는 왜 매고 다니냐고 물어보거나..
그건 무슨 코스프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코스프레는 무슨.
다 둘러 봤겠다, 슬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싶어졌다.
빨간색과 파란색 전등이 달리 차가 정차 되어 있었고
모자를 쓴 파란사람이 그 옆을 기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나만큼이나 눈에 많이 띄는데.. 한번 나가는 길을 물어봐야지 싶은 생각으로
다가가 말을 걸려는 찰 나 내가 다가오는 것을 인지 했는지,
아니면 내 모습에 놀랐는지 다짜고짜 총을 꺼내들어 나에게 겨눈다.
물론 본체에 맟지 않는 한 나는 무사 하겠지만 일단 진정시킬 필요가 있어 사정을 설명했다.
내가 왜 이렇게 된건지 왜 여기로 왔는지 정말 세세하게.
물론 그 사람은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하긴, 왠 마네킹이 와서 자기를 진정시키고 자기 인생사를 말 해대는데
놀라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되어 가볍게 인사를 남기고 마저 갈길을 간다.
"방금전에 봤었지? 총을 바로 꺼내드는 거. 사람들 반응도 봤잖아. 다들 쳐다 보는거."
너무 눈에 띄면 여러가지로 귀찮은 일이 생길수도 있고, 심지어 내 목숨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내 분신을 다시 본체로 집어 넣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낮이나 눈에 많이 띄는 장소에선 의자인 척 하기.. 행동에는 제약이 좀 생기겠지만
그 대신 안전을 얻을 수 있지.
사실 다른사람들이 보더라도 코스프레라고 둘러대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생각대로 행동하며 일상을 보내던 중, 의자를 휘두르며 싸우는 인간을 보게 된다.
속으로 "의자는 저런식으로 쓰면 안된다!"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일에 말려드는 것은 사정이라 가만히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원탁의 의자'라는 단체에 듣게 되었다.
유심히 들어보니 무기로 변하거나, 총알이 막 나가는 등 다양한 의자를 사용한다고 그러던데..
그들이 비록 의자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못마당히 여겼지만
단체의 이름에도 의자가 들어갈 정도로 의자를 중시로 여기는 집단 인 것은 분명하게 느꼈다.
뭐 의자를 무기로 사용한다는데 휘두르는 것만 있지는 않겠지.
그렇게 관심이 생긴 나는 방금 전 의자로 싸우던 검은 사람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들킬 것 같으면 의자로 변하면서.
음.. 저 사람 이름이..'체어맨'이었던가?
그렇게 도착한 곳은 왠 성. 의자상태로 이를 지켜보던 나는 곧바로 들키고 말았다.
결국 어차피 들킨 것.. 분신을 보내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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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의자에서 분신이 나오는 모습을 전부 보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나에게 정중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나와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 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의자를 중시하는 이 집단에 큰 호기심과 동경을 느꼈으며
당신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예상외로 그는 나의 의사를 이해해주고 승낙 해 주었다.
의자에 관련 된 클렌에 의자 그 자체인 인원이 있다면 좋다나?
태어난지 12년만에 커뮤니케이션을 형성 할 만한 집단에 속하게 되었다.
너무 빠른가..? 싶지만 아무렴 어떤가. 나에게도 동료란 존재가 생겼으니,
어쩐지 반갑고 설레는 기분이 드는 걸! 제다와 함께 했을 때처럼.
제다? 쭉 나 혼자였는데, 나도 모르게 분신에게 애칭을 붙이고 다녔다보지 뭐.
그렇게 클렌의 일원이 되었고 다른 일원들은 자리를 비운 상태라 나직 나의 존재를 모른다.
분신을 아직 못 만들던 시절부터 쭉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장난이다.
나는 의자인 척 하면서 그들을 깜짝 놀래킬 준비를 하고 있다.
언제 올 줄 알고 계속 기다리고만 있을 거냐고? 장난에서 근성이란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은 기다리는 것이다.